뇌파로 승부한다, 뉴로스카이 임종진 공동설립자

interview_ 미국 실리콘밸리 소재 뉴로스카이사 President & Founder

브레인 41호
2013년 08월 23일 (금) 20:21
조회수23709
인쇄 링크복사 작게 크게
복사되었습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주목받는 세계적인 뇌파기술기업인 뉴로스카이(NeuroSky)사의 설립자 임종진 대표를 만나러 지난 6월 17일 대전 카이스트(KAIST)를 방문했다. 임 대표는 지난 2008년 뉴로스카이와 KAIST가 손잡고 설립한 공동연구소인 KAIST 뇌과학기술 응용연구센터 공동연구센터장을 맡고 있다. 때마침 한국인 행위예술가 리사 박이 생각만으로 물방울을 움직이는 작품을 선보여 언론이 떠들썩했다. 자연스레 리사 박의 작품 이야기가 나왔다.

누구나 자신의 뇌파를 조절해 리사 박처럼 될 수 있나?

훈련하면 가능하다고 본다. 사실 우리는 태어나서 평생 동안 훈련을 받는다. 내가 어떤 감정을 표현했을 때 상대방이 좋아한다거나 떨떠름한 표정을 짓는다든가 하는 표정을 보고 학습한다.

아이가 태어나 처음으로 불을 만지면 다음부터는 불을 볼 때마다 조심하게 된다. 바이오피드백이라 할 수 있다. 어떤 말을 했더니 친구가 화를 내면 그 친구 앞에서 특정 말을 조심하게 된다. 뇌에 각인되는 것이다. 뉴로피드백이다. 뇌는 그렇게 학습한다.

두뇌를 계발하고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인가?

역사적으로 인류가 대부분 먹고사는 일에 치중하다 보니 그런 쪽으로 뇌가 발달했다. 그러나 동물적인 능력으로만 본다면 인간은 한참 뒤떨어진다. 우리는 달리기나 후각 능력 등은 개보다도 못하지 않나? 하지만 인간의 대뇌피질 발달은 지구상 생명체 중 최고라 할 만하다.

마음, 영혼 이 부분에서는 동물과 비교될 수 없다. 인간답게 만드는 능력을 담당하는 곳이 전전두엽이다. 아이들은 점점 성장하면서 전전두엽이 두꺼워지며 발달하면서 인지적인 충동 제어, 기억 등을 스스로 해나가게 된다. 그런 점에서 인간의 뇌는 스스로 계발하고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어떻게 뇌에 관심을 갖게 되었나?

어릴 때부터 종교나 철학적 환경에 노출되어 있었다. 왜 태어났고 왜 죽으며 신은 어디에 있는지, 그러면서 뇌에 관심을 두게 되었다. 마음이 어디로 표현될까?

프로이트, 행동주의 심리학, 각종 분석 심리학 등을 공부하면서 자연스럽게 사람의 뇌에 관심을 갖게 되다 보니 뇌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 호르몬 분비 하나만 봐도 행복했다 불쾌했다, 뇌를 위해 살다가 뇌를 위해 죽는다. 뇌의 행복과 감정을 위해 사지육신이 필요할 뿐이다. 이런 뇌를 조금 더 잘 알고 싶었다.

뇌에 관한 많은 분야 중 뇌파를 연구하게 된 계기는?

아이 셋이 있는데 아이들에게 장난감 완구를 선물로 사준다. 심리학적으로 완구는 소근육 발달, 인지 능력 발달, 관찰력 등이 향상된다. 그런데 어른들이 만드는 것은 환경호르몬이 들어 있거나, 쉽게 부서지고, 잠깐 놀다 버리는 장난감이 대부분이다. 첫아이를 낳고 마음으로 조정할 수 있는 장난감을 만들 수는 없을까 생각했다.

그래서 뉴로스카이에서 처음 출시한 제품이 ‘스타워즈 포스 트레이너(Star wars force trainer)’이다. 영화 <스타워즈>에서 포스 트레이너는 요다가 제다이의 용사를 가르치는 장소였다. 요다가 제다이의 용사를 가르치듯 마음을 훈련할 수 있는 장난감이다. 뇌파로 공을 공중에 띄우는 ‘마인드플렉스’는 해리포터에 나오는 퀴디치 게임에서 착안했다.

내가 모두 개발한 것은 아니지만 아이들에게 좋은 선물을 줄 수 있는 아빠라면 행복한 사람이 아닐까? 아이들에게 좋은 기술력을 지닌 제품을 제공해줄 수 있는 사회가 좋은 사회라고 생각한다.

엉뚱하면서 감성적인 것 같다.

마음먹은 것을 상상하면 현실이 된다. 뇌는 실재를 담을 수 없고, 상징만 가능하다. 언어, 소리, 이미지로 등으로 말이다. 이미지를 투사할 수 있는 능력만 있으면 된다. 그걸 증폭시키는 것이 명상이다. 그런데 꾸준히 해야 한다. 명상은 그 명령어를 강화시킨다.

뇌파를 발견한 독일의 한스 베르거는 “우주는 거대한 생각”이라 말했다. 생각한 것이 그대로 현실화 되는 것이다. 못 믿는 마음은 못 이루는 현실을 만든다. 사람은 원래 할 수 있는 능력이 충분히 있다. 마음만 바꾸면 되는 것이다.

최근 뉴로스카이는 ‘마인드웨이브 모바일(MindWave Mobile)’을 개발해 또 한 번 실리콘밸리를 놀라게 했다. 헤드셋처럼 생긴 이 장비는 사람의 뇌파(알파파, 베타파 등)를 읽어 집중력, 이완력, 눈 깜빡임의 신호를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로 전송하여 두뇌 훈련을 하는 세계 최초의 스마트폰용 뉴로피드백 시스템이다.

정신을 집중하면 뇌파가 활성화되고 이를 헤드셋에서 감지해 컴퓨터로 무선신호를 보내는 방식이다. 영화와 마술 세계에서 초능력자가 염력으로 물체를 이동시키는 상황이 가상현실인 비디오 공간 속에서 실제로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마인드웨이브 모바일’은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나?

쉽게 말하면 뇌파를 누구나 어디서나 잡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장치이다. 전전두엽 좌반구 쪽 뇌파를 잡는다. 보통 뇌파 장비는 젤을 발라 머리 곳곳에 붙이기에 사용하기가 불편하다. ‘마인드웨이브’는 좌반구 쪽 전전두엽 뇌파를 측정하는데 인간이 생각하고 사고하는 기능인 논리, 학습 능력을 담당하는 부위를 훈련한다.

우리가 거울을 보고 얼굴 상태를 확인하듯 보면서 고칠 수 있다. 마인드웨이브는 마음의 거울이 될 수 있는 도구다. 뇌파가 모든 것을 설명할 수는 없지만 두뇌 상태를 보여주는데 상관관계가 높다. 뇌를 과학적·체계적으로 훈련할 수 있는 도구가 마인드웨이브 모바일이라 생각하면 쉽다.

아이폰이 나오고 그에 따른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들이 등장했듯, 뉴로스카이의 소프트웨어 개발 도구(SDK) 역시 공개돼 미국, 영국, 호주, 일본 등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에 나섰다.

사용자가 얼마나 집중하느냐에 따라 영화의 결말이 달라지는 ‘마인드 플레이’, 마음 상태만으로 과녁을 맞추는 양궁 게임, 이외에도 스트레스, 분노 등의 상황을 조절하거나, 명상 훈련 전용 프로그램 등 다양한 콘텐츠들이 개발되어 있다.

“이전까지 뇌과학 장비들은 비싸고 복잡해 전문가만 사용 가능했다. 누구나 어디서나 저렴하게 쓸 수 있는 보편적인 행복한 상품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뉴로스카이는 타 회사나 타 제품보다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앞으로는 장애인이 손대지 않고도 조작할 수 있는 다양한 기기, 알츠하이머의 조기 판별과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의 개선을 도와주는 프로그램도 등장할 전망이다.”   

글·전은애 기자 hspmaker@gmail.comt | 사진·이수연 기자

ⓒ 브레인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기 뉴스

설명글
인기기사는 최근 7일간 조회수, 댓글수, 호응이 높은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