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 때마다 '염소'처럼 떨리는 목소리, 긴장 탓이 아냐

성대 근육이 과도하게 떨리면서 성대 진동 이상해진 탓

 

홍보대행사에 근무하는 직장인 최은영(33세, 여) 씨는 중요한 미팅이나 프레젠테이션에서 목소리가 심하게 떨려 어려움을 겪었다. 너무 긴장해서 떠는 것으로 생각해 긴장완화제를 먹거나 스피치학원을 다니는 등 노력했지만, 증세는 나아지지 않았다.

어느 순간부터는 평소에도 스트레스받거나 흥분하면 목소리가 심하게 떨리기 시작해 주변에서는 ‘우는 거냐?’란 소리를 듣기도 했다. 결국, 목소리 전문병원을 찾아가 ‘후두 내시경’ 검사결과 ‘연축성 발성장애 중증’이란 진단을 받았다. 의사는 “어릴 때부터 서서히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며 “당장 치료를 받지 않으면 수년 내 본래의 음성이 나오지 않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과도하게 떨리는 성대 근육이 성대 진동에 이상 만들어

목소리는 성대가 진동하면서 만들어진다. 연축성 발성장애는 일종의 음성장애로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급격하고 과도하게 수축, 연축하는 성대 근육이 성대 진동 이상을 불러 목소리가 떨리고 끊기게 된다. 뇌에 있는 후두 감각 신경 반사 중추 핵 부위에 억제성 신경 이상이 생기면서 후두신경 조절기능에 문제를 일으켜 나타나는 증상이다.

그 원인은 정확하게 밝혀지진 않았으나 스트레스 같은 심리적 원인과 함께 신경학적 원인이 동시에 관여한다고 추측하고 있다. 뇌에서 후두까지 신경이 전달되는 과정에서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후두에 과도한 신호를 보내 발성과 관련된 후두 근육 일부가 잘못 움직이는 것이다. 

연축성 발성장애 환자는 80%가 30대 이하 젊은 층으로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더 자주 발생한다. 증상은 말을 할 때 목소리가 끊어지고 떨려 연속적으로 말을 이어나가기가 어려우며, 무리하게 말을 계속하면 목이 쉽게 피로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면접이나 대화 등 직장생활에 크게 방해될 뿐 아니라 불안하고 긴장된 상태가 아닌데도 목소리가 끊기고 떨리는 증상이 이어지기도 한다.

연축성 발성장애 환자 대부분이 이를 정신적인 긴장 탓으로 오해할 뿐 병이라는 인식을 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다. 단순한 긴장상태와 차이점은 주로 특정 단어나 발음이 잘되지 않아 반복해서 말하게 되고 빠르게 떨리거나 끊기며 음성이 거칠어진다. 또한, 과거에는 잘 쓰던 단어를 말했을 때 혀가 짧아져 발음이 새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한다. 심하면 짧은 단어를 말하는 것도 힘들어져 우울증으로 이어지기도 하며, 점차 말을 전혀 할 수 없게 된다.

증상 완화가 최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예방

연축성 발성장애는 현재까지 완치법은 없으며, 약물치료와 수술적 방법, 보톡스 치료법을 통해 증상을 완화하는 방법이 있다.

무엇보다 미리 예방하는 것이 우선이다. 평소 한쪽 귀에만 이어폰을 꽂고 장시간 통화하거나 음악을 크게 듣는 등의 행동은 삼가는 것이 좋다.

목소리를 내는 과정에서 청각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악보를 보는 것보다 노랫소리를 듣고 따라 하는 것이 훨씬 쉬운 것과 같은 원리다. 목을 지나치게 써서 오는 성대질환도 최대한 막아야 한다. 감기 또는 후두염이 있다면 될 수 있는 한 목소리 내기를 자제하고 이비인후과 전문의를 찾아가 적극 치료해야 한다.

글. 김효정 기자 manacula@brainworld.com
도움. 예송이비인후과의원 김형태 원장 (02-3444-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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