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라임 곰팡이 모사한 ‘전자 피부’ 기술 개발

슬라임 곰팡이 모사한 ‘전자 피부’ 기술 개발

강원대학교, 자가치유 및 항균 치료 기능 갖춘 '전자 피부' 패치 개발

강원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스마트팜융합바이오시스템공학과 임기택 교수팀이 슬라임 곰팡이에서 영감을 받아 인간의 다양한 감각을 모사하고, 자가치유 및 항균 치료 기능을 갖춘 혁신적인 ‘전자 피부(E-Skin)’ 패치를 개발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재료과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지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2025년 5월호에 게재됐다.

임기택 교수팀이 개발한 전자 피부 패치는 단순한 생체 신호 센서의 기능을 넘어서 사람의 움직임, 온도, 습도, 음성 등 다양한 생체 정보를 정밀하게 실시간 감지할 수 있으며, 의료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항균 치료 기능까지 포함하고 있다. 

특히, 만성 상처 부위에 부착 후 근적외선(NIR)을 조사하면 80도(℃)까지 온도가 상승해 대장균(E. coli)과 MRSA 등 항생제 내성균을 99% 이상 제거하는 성능을 입증했다.
 


임기택 교수팀은 이번 기술의 핵심은 슬라임 곰팡이(Plasmodium)의 형태 재구성 능력과 자가 치유 특성을 모사하여, 폴리비닐 알코올(PVA), 젤라틴, 탄소나노튜브(CNT), 셀룰로오스 나노결정(CNC)을 복합화하여 PVG/NC 하이드로겔을 개발했다. 이 소재는 1000% 이상의 신축성과 5초 이내 자가 치유 능력, 온도에 따라 접착력을 조절할 수 있는 성능 등 기존 전자 피부 소재와 차별화된 특성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PVG/NC 하이드로겔은 고점탄성 및 전단박화(shear-thinning) 특성을 활용해 3D프린팅으로 손가락 관절, 손목, 팔꿈치, 목 등 다양한 인체 부위에 맞춤형 전자 패치를 구현할 수 있으며, 섬유나 피부 등 다양한 표면에 안정적으로 부착되어 반복적인 움직임에도 감지 성능을 유지한다.

실제 테스트 결과, 이 전자 피부는 손목과 손가락의 미세한 움직임은 물론, “OK”, “BYE” 등의 음성 명령도 저항 변화로 정확히 감지했고, 피부 표면 온도·습도 변화 측정, 스마트폰 터치, 전자펜 기능 등 다양한 시연에서도 우수한 성능을 발휘했다. 

임기택 교수는 “이번 PVG/NC 전자 피부는 기존의 경직된 센서의 한계를 넘어, 부드럽고 유연하며 복합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차세대 소프트 플랫폼”이라며 “향후 AI 기반 웨어러블 기기, 인간과 유사한 감각을 가진 로봇 피부 개발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지원사업, 지역지능화혁신인재양성사업 및 산림과학연구소 ‘대학중점연구소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글. 우정남 기자 insight1592@gmail.com

ⓒ 브레인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