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조현병 고위험 환자 뇌에서 미세한 조직 변화 확인

권준수 서울대병원 연구팀, 조기 조현병 환자의 뇌조직 분석 결과 발표

국내 연구진이 조현병 전 단계 및 초기 조현병 환자의 미세한 뇌조직의 변화를 질감 분석으로 포착했다. 조현병 조기 진단의 가능성을 열어줄 것으로 주목된다.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권준수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문선영 교수 연구팀은 뇌자기공명(MRI) 질감 분석을 조기 조현병 환자들에게 최초로 적용해 뇌조직을 분석한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 서울대병원 권준수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문선영 교수 (서울대병원 제공)


연구팀은 ▲초발 정신증군(조현병 초기 단계, 101명) ▲정신증 고위험군(조현병 전단계, 85명) ▲대조군(147명)의 MRI 영상을 바탕으로 조현병과 관련된 뇌 영역에 대한 질감을 분석했다.

질감 분석이란, MRI 영상을 구성하는 작은 3차원 단위(복셀) 중 인접한 단위들의 상호관계를 조사해 질감 특성을 분석하는 기법이다. 이 기법은 뇌 조직의 부피 변화나 신호 강도에 기반한 분석으로는 감지하기 어려운 미세한 변화까지 포착할 수 있다.

분석 결과 초발 정신증군은 대조군에 비해 전두엽을 비롯한 뇌 부위에서 회색질 부피 및 두께가 유의하게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신증 고위험군에서는 회색질 부피 및 두께 변화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전두엽 부위에서 회색질의 복잡성 및 상호의존 정도을 반영하는 ‘IMC1 질감지표’가 대조군 및 초발 정신증군에 비해 뚜렷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IMC1 지표는 뇌조직의 국소영역 복잡성이 크고 영역 간 상호의존 정도가 적을수록 그 값이 증가한다.
 

▲ 정신증 고위험군의 전두엽 각 부위에서 양성 증상 심각도 및 IMC1 지표의 상관관계. 양성 증상 심각도는 IMC1 지표가 증가할수록 감소하는 양상이 나타났다. (서울대병원 제공)


특히 정신증 고위험군에서 전두엽 IMC1 지표는 양성 증상의 심각도와 음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즉 전두엽 회색질 국소영역의 복잡성이 증가할수록 양성 증상의 정도가 덜했던 것이다. 이는 정신증 고위험군 단계에서 신경가소성의 일종인 ‘피질재구성’ 현상의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신경가소성은 뇌가 환경·상황에 따라 스스로 신경구조와 회로를 바꾸는 현상을 말한다.

문선영 교수(제1저자)는 “이번 연구는 조기 정신증 환자의 뇌에서 일어나는 미세한 변화를 보다 민감하게 파악할 수 있는 새로운 도구를 제시한다”고 연구 의의를 밝혔다.

권준수 교수는 “정신증 고위험군을 비롯한 조기 정신증에서 일어나는 초기의 뇌 구조적 변화를 제대로 이해하면 초기 진단 및 치료에 더욱 효과적인 방법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질감 분석은 특히 정신증 고위험군이 정신병으로 전환을 조기에 방지하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분자 정신의학(Molecular Psychiatry)’ 최신호에 발표됐다.


글. 우정남 기자 insight1592@gmail.com

ⓒ 브레인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기 뉴스

설명글
인기기사는 최근 7일간 조회수, 댓글수, 호응이 높은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