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무슬림 여자처럼 안 예뻐서 못 들어가요

[김양강양의 서울에서 여름나기] (2) 이태원 - 이슬람 사원에서 만난 압둘라흐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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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여름나기 두 번째 장소는 바로 이태원이었다. 날도 어찌나 잘 잡는지 이태원을 찾은 지난 7월 20일에도 어김 없이 찾아온 찜통더위에 김양과 강양은 '푹' 찐 감자 마냥 이태원을 해집고 다녔다. 이윽고 도착한 이슬람사원. 위풍도 당당하게 긴 치마를 입고 남자신도들만 들어갈 수 있는 2층 예배실로 향했다. 정기예배가 있는 금요일이라 예배 시간이 아닌 때에도 예배실로 향하는 신도들이 꽤 있었다.

 


▲ 예쁘지도 않은 두 사람이 예배실에 들어가면 안 되냐고 묻자 당황한 압둘라흐 씨.


그 앞을 어슬렁 어슬렁, 기웃기웃 거리니 예배실 입구를 살뜰하게 청소하고 있던 한 청년이 다가왔다.

"알라, 믿어요?"

누가 들어도 아직은 서툰 듯한 우리말 발음에 나도 모르게 천천히 또박또박 답했다.

"아.니.오."
"어때요? 우리, 참 예쁘게 살아요. 금요일은, 기도, 같이 하구요. 마음도, 좋아요."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이슬람교에 대해 하나하나 설명해준 이 청년은 한국에 온지 3년된 압둘라흐(우즈베키스탄) 씨였다. 이슬람교에 대해 이런 저런 설명을 듣다가 김양과 강양이 사정을 전하고 말을 꺼냈다.

"저…예배실에 들어가 보면 안 되요?"

압둘라흐 씨의 큰 눈에 갑자기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한 손에 든 빗자루를 이 손 저 손 옮기고 이마에 땀을 한 번 훔치더니 답했다.

"지금은, 안 되요. 들어가는 거는, 무슬림 여자처럼, 예쁘게 해서 오면 할 수 있어요."

엥? 무슬림 여자처럼 예쁘게?

"그러니까, 얼굴도 이렇게 여기(눈)만 보이게, 팔도 손 여기(손목)까지 가리고, 발목까지 이렇게 하고 오면 할 수 있어요.
무슬림 여자, 정말 예뻐요. 우리 모두 정말 예쁘게, 살아요. 아가씨들도, 무슬림 여자처럼, 예쁘게 하면 들어올 수 있어요."

 


▲ 이슬람 사원에 적절하지 않은 의상을 입고 들어와서 긴 치마를 빌려 입은 강양.
압둘라흐 씨에게 이 모습은 그냥 '안 예쁜' 것, 그 자체였다.

 

당황한 김양과 강양, 그렇다고 두 사람의 미모가 출중한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나 미의 기준이 다르구나 생각했다. 우리 말이 서툰 압둘라흐 씨의 설명이었지만 두 사람은 본인들이 들어갈 수 없는 이유를 정확하게 알았다. 이슬람교신자들이 보기에 김양강양의 모습은 그리 아름답거나, 바람직하지만은 않았기 때문이다.

 


▲ 금요 정기예배가 있는 날, 안 예쁜 강양에게 압둘라흐 씨가 허락한 마지노선은 여기까지. 이슬람사원 내부 예배실에는 그 어떤 종교적인 사진이나 그림이 없다고 한다. 이슬람교만의 특징이기도 하다.


이슬람사원을 둘러보며 정말 두 눈만 보이게 하고 온 몸을 검은 히잡을 두른 여성신도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들 중에 상당수는 한국 사람도 있었다. 놀라웠다.

이슬람교에서는 여성에 대한 극단적인 차별이 존재한다고 들어왔다. 가족의 명예를 더럽혔다고 생각되면 남자들이 여자를 죽일 수 있는 명예살인과 같은 무시무시한 이야기도 들었다. 그런데 이번에 이슬람사원을 돌며 이야기 하나를 들었다.

"…서양 여자들이 집에서 아이를 낳아 기르는 것에 전념하면 희생, 숭고한 사랑이라고 말하면서 왜 이슬람교 여자들이 집에서 아이를 낳아 기르면 그것은 해방되어야 할 억압이라고 생각하느냐…"

생각해볼 문제다. 나의 사고방식이 얼마나 한 쪽으로 치우쳐져 있었는지, 그것이 고정관념이 되어 하나만 보고 둘은 생각하지 못했던 것은 아닌지.




▲ 측면에서 본 이슬람사원. 하늘 높이 솟아오른 첨탑 위에는 이슬람교를 상징하는 '초승달' 조각이 있다.


못 생겨서(?) 예배실에 들어가지 못한 김양과 강양은 그 뒤로도 한참 압둘라흐 씨와 이야기를 나눴다. 한국에서 아라비아 언어와 이슬람교를 공부하고 있다는 그는 이야기를 하는 내내 수줍지만 이것저것 많은 것을 알려주려고 노력했다.

 

글·사진. 강천금 sierra_leon@liv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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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수 (1)
  • Rainy Kim 2012-08-21 오전 09:21:27 댓글쓰기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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